📚 책읽는 주다주

The house in the pines by Ana Reyes (2023) 북리뷰

JUDAJU 2023. 9. 13. 11:03

<트레일러>


7년 전, 내 베스트 프렌드가 내 눈 앞에서 이유없이 죽었다.
그리고 그 후 지금까지 난 항우울제 중독자가 되었다.
어느날, 우연히 본 유튜브 비디오에서 식당 의자에 앉아 있던 한 여자.
나를 닮았네? 라고 생각하는 동안.. 갑자기 그 여자가 이유 없이 죽는다.
이상한건, 그 여자 맞은편에 앉아있던 남자의 낯이 매우 익숙하다는것..
그 남자는 바로, 7년 전 내 친구가 숨을 거두던 순간 그 앞에 있던 바로 그 사람이다.
7년 전 그날, 그 순간 나는 바로 알 수 있었다. 내 친구를 죽인건 바로 그 남자란 것을.
감수성이 풍부하고 불안했던 10대 후반, 우연히 내 삶에 들어와 그와 짧은 연애를 했었다.
찰나 같은 시간에 깊게 베인 날카로운 기억들..
그 기억들은 아마 내 친구의 죽음과, 비디오 속 허무하게 죽은 여자와 연관이 있는게 분명하다.
십대시절을 보낸 엄마의 집으로 돌아가 희미한 기억의 끈을 잡고 잃어버린 조각들을 맞추어내는 동안 의심은 확신으로 변해간다.

7 years ago, my best friend died for no reason right before my eyes.
And ever since then, I have become an antidepressant addict.
One day, I happened to see a YouTube video of a woman sitting on a chair in a restaurant.
She does look like me? While I was thinking this... the woman suddenly dies for no reason.
The strange thing is that the man sitting across from the woman looked very familiar.
That man is the same man who was in front of my friend when she passed away seven years ago.
That day, 7 years ago, I knew right away. That he was the one who killed my friend.
When I was in my late teens, when I was sensitive and anxious, he came into my life by chance and I had a brief relationship with him.
Sharp memories that cut deep in the same moment...
Those memories are probably related to my friend's death and the woman who died in vain in the video.
Doubt turns into certainty as she returns to her mother's home where she spent her teenage years, holding on to the strings of her faded memories and putting the missing pieces together.


<Review>

2023년 팔월을 꽉 채워준 고마운 책

클라이맥스가 생각보다 드라마틱 하진 않았지만 좋았다.
무엇보다 해피엔딩이 좋았다.
과테말라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굵은 개연성으로 얽혀나갔으면 했다.
주인공의 아빠의 죽음과 그의 소설 이야기도 무게를 더 실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삼분의 일이 지나고 나서 나는 이 소설이 최면술에 관한 것이라는걸 눈치챘다.
독자들도 이미 그랬을 텐데, 그부분을 조금 더 빨리 오픈 해버리고 반전들을 더 넣으면 어땠을까.
루비의 정체라던가 프랭크의 엄마의 스토리 라던가, 작은 떡밥들을 회수하고도 이야기를 끝까지 흥미롭게 풀어낼 수 있었을 텐데 그 부분이 조금 아쉽다.
좋았던 부분도 많았다.
주인공 마야와 오버리의 우정이 좋았다.
처음 마야가 프랭크의 오두막집을 다녀오고 알 수없는 환상적인 경험을 한 부분 좋았다. 특히 그 따뜻하고 향긋한 스푸는 어떤 향일까 나도 너무 궁금했다.
최면술은 정말 매력있는 소재 같다. 작가는 어쩌다 최면술이라는 소재를 택하고 이 소설에 가장 큰 재료로 사용 했을까? 개인적으로 경험이 있었을까? 실제로 역사상에 최면술로 인한 범죄나 치료를 한 사건들이 있을까? 있다면 꼭 들어보고싶은 흥미로운 영역이다.

가장 드라마틱하게 내 관심을 붙잡은 부분은 아무래도 두 소녀의 질투와 오해가 생겨나고 또 풀렸던 일련의 사건이다. 마야가 프랭크와 처음으로 입을 맞춘 다음 날 오버리는 마야의 관심을 끌기위한 도발으로 섹시한 드레스를 입고 프랭크를 유혹하는 사건. 이 부분 부터 마야가 그 둘을 우연히 던킨에서 마주치는 부분까지.. 이 부분에서 내 몰입도가 최상이었다. 그 세명의 감정선이 팽팽하게 당겨지고 그 누구의 감정과도 공감할 수 있던 부분이었다.

이야기의 중반-후반 까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부분이 오버리가 어떻게 손도 안쓰고 죽을 수 있는지 였다. 뇌졸중으로 죽었다고 묘사 되었던것 같은데 (불확실) 얼마나 강한 최면을 걸었기에 손도 안쓰고 사람을 죽일 수 있는걸까? 아야기 상에서는 프랭크가 오버리와 만나는 장면은 던킨에서 짧게 대화한 부분 밖에 없던것 같은데.. 그리고 오버리는 마야보다는 쉽게 남을 믿거나 상상속의 이야기에 깊에 빠지는 아이가 아닌것처럼 느껴졌는데 실제로는 마야보다 더 강하게 최면에 걸려 버렸다. 이 부분이 아리송 하다.
전체적으로 처음 시작은 마약중독/강간/연애 이야기 인것 처럼 감을 잡았다. 시작 부분에서는 마야의 감정선을 깊게 쫓았고, 내면 이야기에  몰입하게 될 줄 알았지만, 이야기가 전개 될 수록 시공간을 앞뒤로 왕복하며 영화를 보는것 같은 시나리오 연출로 느낌이 바뀌었다. 읽는 내내 넷플릭스 영화나 래치드 같은 시리즈 같다는 느낌을 계속적으로 받았다. 물론 칭찬이다!

이번에도 살인과 질투 치정 심리스릴러가 범벅되어 도파민을 자극하는 불량식품 같은 컨텐츠였지만 내가 고른 작품이고 끝까지 인내하며 즐기듯 소비한 이야기다.

어떤 방식으로든 내 무의식에 오래 남을 이야기다